세계 최초의 7성급 호텔 버즈 알 아랍과 야자수 모양의 팜 주메이라, 세계지도 모양의 ‘더 월드’ 등 인공섬 프로젝트로 ‘신화’를 창조한 아랍에미리트 제2의 수도 두바이. 꿈을 현실로 만들어가는 두바이를 보기 위해 수많은 정치인과 경제인들이 몰려든다. 금융·건설인들뿐 아니라 각 프로젝트에 패션·인테리어 디자이너들이 참여하면서 두바이는 세계에서 가장 스타일리시한 도시로 떠올랐다. 마치 알라딘 마술 램프처럼 모래로 만든 초호화 인공섬들은 물론 시내 한복판 쇼핑몰의 인공 스키장까지 두바이에선 새롭고 창조적인 게 많다. 조물주가 만든 자연만큼이나 인간의 손이 만든 건물과 상품들도 위대하다는 것을 ‘동양의 라스베이거스’로 불리는 두바이에서 확인할 수 있다.
비치로드의 주메이라 모스크. |
각종 쇼핑몰과 상점 구경하기밤 비행기를 타고 두바이에 도착하는 시간은 오전 5시30분 정도. 호텔에 일찍 체크인을 부탁해 짐을 맡기고 간단한 샤워를 한 다음 시내로 나온다.
첫째날은 곳곳에 있는 쇼핑몰과 상점, 독특한 거리를 구경한다. 온갖 상점이 모여있는 몰 오브 에미리트는 필수 코스. 영국 최고급백화점 하비 니콜스, 버진메가스토어, 인테리어 전문점, 갤러리 원, 스키장 등이 있다. 인공 스키장은 400m 높이의 슬로프가 항상 만원. 밖은 40도가 넘는 찜통더위인데 아랍 전통모자를 쓴 사람들이 스키복으로 갈아입고 스키를 즐기는 모습이 마냥 신기하다. 점심은 이곳 아르마니 카페에서 간단히 즐긴다. 프랑스의 가장 오래된 빵집 폴의 분점도 있어 간식을 즐겨도 좋다.
점심 식사 후엔 두바이박물관이나 전통거리 바스타키야 구경을 한다. XVA 호텔과 갤러리, 오리엔탈 게스트하우스 등이 있다. 아무 장식 없는 회벽의 건물들이 너무 고요한 바스타키야에는 집 가운데 정원인 중정을 중심으로 한 아랍풍 가옥을 구경할 수 있다. 처음엔 미로처럼 이어진 적막한 거리를 심란하게 여겼는데 가회동 북촌마을처럼 나중에 자꾸 눈에 밟히는 묘한 매력이 있다. 민속박물관엔 알카이마(Al Kaimah)라고 불리는 전통집과 천장에 통풍기구를 설치해 무더위에도 서늘함을 느끼게 해주는 여름집 알아리쉬, 두바이의 역사를 동영상으로 볼 수 있다.
오후엔 비치로드로 이동. 이곳은 새로운 상점들과 재미있는 카페, 독특한 식당들이 가득하다. 디 원(The One)은 필립 스탁이 디자인한 제품들을 판매하는 인테리어 전문점. 조그만 그릇부터 샹들리에까지 물건을 구경하는 것도 흥미롭고 2층의 카페에서 차를 마시며 휴식을 취해도 좋다. 비치로드에는 셰익스피어란 이름의 식당과 일본 퓨전 요리를 파는 자팡고, 유기농으로 만든 신선한 스낵과 차를 파는 라임트리 등 다채로운 상점들이 눈과 입을 즐겁게 한다. 미국의 반스앤노블스와 비슷한 콘셉트의 서점 ‘마그루디’는 책뿐 아니라 각종 카드, 노트 등 문구류도 판매한다. 이 비치로드에 모스크 사원이 있는데 불빛이 아름다워 근사한 밤 풍경을 연출해 기념사진을 한 장 찍기에 제격이다.
▶DAY2-아랍을 느껴라(Feel Arab Style)
아랍스타일의 풍경 체험첫날, 두바이에서 판매되는 상품들로 눈요기를 하였다면 둘째날은 온몸으로 아랍분위기를 만끽해보자. 샤자지역에 있는 블루 수크는 카펫, 알라딘 램프, 물담배, 양탄자 등 아랍전통 공예품과 의상, 보석류를 파는 전문시장이다. 금·향료·옷감을 파는 재래시장이 있지만 상점이 거리에 있어 구경하기 덥고 무엇보다 상품수준이 높지 않다. 중동에선 남편들이 아내를 각종 이유로 소박할 경우 짐보따리를 싸지 못하게 하고 맨몸으로 내쫓는데 그런 연유로 여성들이 몸에 걸치고 떠날 수 있는 금이나 보석 장신구를 선호한단다. 공예품들은 인건비가 싼 파키스탄, 인도 등에서 모은 것들로 가격이 저렴하며 흥정도 할 수 있다. 주인이 500디람을 불렀다면 일단 250을 제시한 후 돌아서는 척하면 다시 붙잡는 등의 ‘시나리오’를 나누다 350 정도에 사는 것이 가장 이상적. 가장 작은 크기의 구슬이 장식된 알라딘램프를 4500원 정도에 살 수 있다.
최근 가장 화제가 되는 버즈 알 아랍 호텔은 방문객이 많아 숙박이나 식사 예약자가 아니면 출입이 안된다. 하루 숙박료가 보통객실이 150만원 정도. 금 800t을 쏟아 여기저기 발라둔 실내는 솔직히 졸부 냄새가 나서 투숙을 권하고 싶지는 않다. 한 달 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는 애프터눈 티가 아니라면 점심뷔페(1인당 10만원 정도)를 먹으면 된다. 배를 불려 허기질 때 나타나는 ‘지름신’의 강림을 막은 후 또 다른 전통 쇼핑몰인 수크 매디나 주메이라에 가본다. 이곳은 바닷가 근처여서 야외 풍경도 근사하다. 서양식 외관에 실내는 완전히 아랍풍 거리로 꾸며져 있다. 상품들은 비교적 고급이며 정찰제여서 깎지는 못한다.
시내에서 오후 4시에 출발하는 사막 사파리를 신청하면 ‘아라비아 로렌스’에 나오는 사막 모래의 황량함과 낙타에 의지해 고독하게 떠돌던 베두인족들의 모습, 요염한 배꼽 춤을 보여주는 벨리댄스 등 아라비안 나이트를 즐길 수 있다. 하염없이 긴 모래사막을 롤러코스터처럼 곡예 운전을 하는 자동차를 타고 달리다가 중간중간에 세워준다. 모래바람이 불어서 얼굴을 가리는 천과 모자를 준비해두는 것이 필수. 간편한 샌들을 신거나 차라리 맨발로 아기피부처럼 부드러운 모래의 촉감을 느끼는 게 낫다. 이곳에서 보는 아라비아의 일몰은 황홀하다.
드라이브가 끝나면 아랍전통 텐트촌으로 이동, 전통 빵인 난과 케밥, 양고기 등의 식사와 함께 타투를 하거나 낙타를 타고 물담배를 피워보는 등의 문화체험을 할 수 있다. 저녁식사 후엔 여성들이 온몸을 가리는 아랍에선 보기 드물게 배를 드러낸 벨리댄서가 나타나 경쾌한 춤을 춰준다. 그리곤 다시 시내로 돌아온다. 간단한 코스는 50달러 정도, 사막에 누워서 검푸른 하늘의 별이 내게로 쏟아지는 전율을 느끼는 1박 프로그램은 100달러 정도. 약간 지루하긴 하지만 바람에 날리는 모래알의 유희를 보는 것만으로도 비용이 아깝지 않다.
▶DAY3-내 몸에도 선물하기(Healing Youeself)
스파 체험과 선상 크루즈마지막 날은 여기저기 다니느라 모래바람에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해주는 날. 마사지나 스파도 좋다. 요트 클럽 안에 있는 파크 하얏트, 지방시 스파와 아랍전통 하만마사지 시설이 있는 로열 미라지 호텔이 좋다. 가격은 부위별(?)로 다르지만 몸각질제거, 얼굴림프, 허브랩 등이 10만원 정도. 한시간쯤 걸린다. 아랍전통 하만마사지의 경우 등마사지는 5만원 정도의 가격이다. 손가락으로 꾹꾹 눌러주는 목욕탕 마사지나 경락에 익숙한 이들에겐 좀 약한 편이지만 아랍의 전통향료와 오일로 부드럽게 마사지를 받으면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 같다. 특급호텔엔 헤자브로 얼굴을 가린 두바이 여성들이 스파를 받으러 오는데 눈여겨보면 스와로브스키로 장식된 헤자브 속에 펜디스카프를 썼고 핸드백 역시 모두 샤넬, 구치 등 명품. 온몸을 가리고 다니지만 마사지는 즐기나보다.
스파로 나른해진 몸에 다시 정신이 번쩍 들게 해주려면 새로 생긴 쇼핑몰 타임스퀘어를 가본다. 이곳엔 젊은 취향의 온갖 상점이 들어있고 모두 얼음으로 장식된 칠아웃(Chill Out)이란 아이스카페가 있다. 또는 쌍둥이 빌딩이라고 불리는 주메이라 에미리트타워에 가서 온갖 호사스러운 명품들을 구경한다. 상점들이 모두 특색있고 ‘선물이 바뀌면 사랑도 바뀐다’ 등의 문구를 읽는 것도 또 다른 재미. 이곳은 한쪽은 쇼핑몰이고, 한쪽은 호텔인데 전층을 꿰뚫는 조형물이 특색있다. 호텔 안에서는 쓴 아랍전통 커피와 함께 달콤한 대추열매를 무료로 제공한다. 점심은 쇼핑몰에 있는 누들하우스에서 취향에 맞는 국수를 먹어본다.
두바이는 한국에서 떠날 때도 밤 비행기이지만 돌아갈 때도 밤 비행기다. 밤 시간을 즐기기엔 선상크루즈가 두고두고 추억에 남을 것이다. 나무로 만든 목선인 도우크루즈는 오후 8시에 출발하는데 아랍식 뷔페와 음료수가 제공되며 필리핀 출신의 가수가 계속 라이브로 노래를 불러준다. 밤 풍경이 화려하진 않지만 사흘 동안 돌아다녔던 두바이의 건축물들을 복습하기엔 좋은 기회.
여행은 자신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선물이다. 보석은 잃어버리기 쉽고, 명품백도 낡지만 여행에서 보고 느낀 감동과 추억은 영원하기 때문이다. 또 멋진 스타일의 장소와 상품을 보는 것만으로도 나의 감각이 업그레이드된다. 부지런히 일해 열심히 돈 모은 당신, 이제 당당하게 떠나도 된다.
▶여행 TIP
◇환율=두바이 달러 1디람(DHR)은 한국돈 320원 정도.
◇숙소=세계최고의 호텔이 다 모여있어 가격대별, 취향별로 선택하면 된다. 하얏트, 힐튼 등 우리에게 익숙한 서구형 호텔이나 알카스르, 로열 미라지 등 아랍 스타일을 접목한 곳, XVA나 사막지역의 리조트 호텔 등 다채롭다. 경제력이 허용한다면 두바이에선 특급 호텔에 머물 것을 권한다. 객실도 훌륭하지만 맛있다고 소문난 최고급 식당이 몰려 있고, 아라비안 분위기의 바 등을 투숙객으로 대접받으며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교통=기름이 싸고 잘사는 나라답게 버스는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택시 기본요금이 싸서 10디람. 공항에서 출발할 경우엔 20디람. 가이드 없이 택시로 관광을 할 경우 운전기사와 영어가 잘 통하지 않는다면 묵고 있는 호텔의 컨시어지에게 부탁하면 즉석 통역 서비스를 해준다.
◇항공편=에미레이트 항공과 대한항공이 직항한다. 10시간15분 소요.
〈두바이|유인경기자 alice@kyunghyang.com〉
'DUBAI STO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리스베커와 함께한 하늘을 나는 특급호텔 A380 에미레이트 항공 (5) | 2008.11.14 |
---|---|
[트래블]두바이 색다른 ‘럭셔리 호텔’ 투어 (0) | 2008.11.08 |
[트래블]두바이-‘가장 잘 나가는’쇼핑몰·명소·식당 (0) | 2008.11.08 |
아랍에미레이트의 박물관 구경하기 (0) | 2008.11.07 |
DUABI 와 UAE의 모스크 (0) | 2008.11.07 |